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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뉴스1) 박종홍 기자

벌겋게 달아오른 철제 기둥을 크레인이 들어 올려 물탱크 속에 집어넣었다. 철제기둥 주위로 순식간에 수증기가 솟아올랐고 물은 물탱크 바깥으로 넘쳐흘렀다.


지난 20일 방문한 경남 창원 세아창원특수강(032430) 특수제강공장은 불과 물이 교차하며 생긴 수증기가 가득했다.

이 철제 기둥이 K2전차, K9자주포에 탑재되는 포신이라고 오상훈 세아창원특수강 특재테크책추천
수제강팀장이 설명했다. 포신에 대한 열처리를 통해 방산업체가 요구하는 물성을 맞추는 작업이라고 부연했다.
미사일이나 포탄 발사 시 발생하는 폭압과 고열을 견뎌내기 위해 포신의 소재는 고강도·고내열성을 요구한다. 이런 특수합금강을 생산하는 세아 창원공장에는 특수제강 외에도 일반제강, 연주, 단조, 압연 공장 등이 있었는데 모든 공정이 이런 폴리비전 주식
물성을 맞추기 위한 치열한 과정이 진행되고 있었다.
인근 연주공장 내 수직 연주기 역시 비슷한 과정의 일부였다. 연주, 연속 주조란 제강 공정의 일부로 액체 상태의 용강을 응고시켜 반(半)제품으로 만드는 공정으로 12m 수직 형태 연주기는 세아창원특수강이 국내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다.
용강이 완만한 사선으로 통과하는 보릴게임백경
통의 연주기와 달리 수직 연주기에선 용강이 중력과 같은 방향으로 흘러 더 균일하게 응고돼 반(半)제품의 불균일한 응력을 최소화한다. 채민석 기술연구소장은 "12m짜리 수직 연주기를 가지고 있는 데가 없어서 포신은 우리가 국내에선 100%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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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이 수직연주기로 빌렛(반제품)을 생산하고 있다(세아홀딩스 제공) 2025.10.20/뉴스1


"진입장벽 높은 항공우주 소재 시장, 글로벌 공급망 교란에 기회 열려"
세아창원특수강은 보유한 특수합금 기술력을 토대로 방산과 항공우주 소재 산업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10원야마토게임
있다. 플랜트, 조선, 중장비 등 전통 산업 핵심 소재인 스테인리스강과 공구강 생산이라는 현 포트폴리오를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전체 매출 비중의 3%에 불과한 항공우주 및 방산용 특수합금 부문을 2030년까지 약 2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항공우주특수강 글로벌 메이커 톱5 안에 든다는 목표다.
그 중에서 특히 항공우주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고부가가치 소재라 부가가치가 크게 발생하는 데 시장의 성장성마저 높게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우주항공산업협회에 따르면 항공기 제작에 필요한 소재 시장은 2022년 44조 원에서 오는 2032년 102조 원 규모로 약 13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높았던 항공우주 분야 진입장벽이 최근 낮아졌기 때문에 영향력을 확대할 적기라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통상 항공 분야의 경우 보잉·에어버스 같은 OEM을 정점으로 티어(Tier) 1~3 부품사, 소재사 등이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데 세아창원특수강 같은 소재사는 OEM과 각 티어 부품사의 요구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엔 국가 안보와 직결된 항공우주 분야의 글로벌 공급망이 우방국·동맹국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기회가 생겼다. 채민석 소장은 "항공 시장은 까다로운 인증과 승인이 많고 안정적 공급을 위해 장기간 계약(LTA)을 맺는 관행으로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면서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패권 갈등, 이스라엘 분쟁 등으로 우리에게도 기회가 왔다"고 강조했다.



세아창원특수강 제강공장의 1600도 60톤 전기로에서 고철 용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세아홀딩스 제공) 2025.10.21/뉴스1


"특수합금 국산화" 포부…소재 개발에 글로벌 인증 착착
세아창원특수강은 특수합금 소재 국산화로 국내 항공우주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채 소장은 "한국형 전투기 KF-21도 부품부터 시작해 최종 비행기 조립까지는 우리나라에서 다 만들었지만 소재는 카펜터 등 (외국 회사 것)이라며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연구개발(R&D)을 통해 항공우주 소재에 적합한 특수합금을 확보하는 한편 각종 인증과 승인 취득에 나서며 시장 진출 채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R&D 투자는 지난 2022년 184억 원에서 2024년 326억 원으로 77% 확대했다.
그 결과 올해 회사는 1650도(℃)에서 내구성과 내열성을 유지할 수 있는 초내열합금 기술을 국내 최초로 확보했다. 니켈과 코발트 등을 주원료로 하는 초내열합금은 극한의 온도와 압력에 견디는 항공우주용 엔진, 발전용 가스터빈의 핵심 소재로 쓰인다. 8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900도급 초내열합금 시제품을 공급해 초기 성능 평가를 마쳤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는 항공기 날개 주요 부재료로 쓰이는 윙스파용 소재 국산화에 성공에 공급을 진행하는 중이다.
항공우주 공급망 진입에 필수적인 글로벌 표준 인증도 확보한 상태다. 2021년 항공우주 품질경영시스템(AS9100)을 취득했고 2023년에는 특수 공정 인증인 국제 항공 및 방위 계약 업체 승인 프로그램(NADCAP)도 획득했다.
항공우주 분야 OEM 등 고객사 인증 획득도 서두르고 있다. 2024년부터 보잉의 인증 공급업체(QPL) 등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엔진 메이커 프랫 엔 휘트니(P&W)의 LCS 인증 획득 작업에도 착수한 상태다.
또한 연말까지는 품질경영 시스템 재정비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사고 등 문제 발생 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원료부터 최종 부품까지 모든 이력을 관리하기 위해 항공우주 업계는 방대한 문서화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세아는 최종 수요자에 공급하는 특수합금 소재에 QR코드를 부착해 전 생애주기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세아창원특수강에서 국산화에 성공한 항공용 알루미늄 단조 제품인 윙스파(세아홀딩스 제공) 2025.10.21/뉴스1


미 텍사스에 특수합금 생산법인 SST…3년간 4000억 투자
신규 생산시설 투자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2130억 원을 투자해 미국 텍사스에 건설 중인 특수합금 생산법인 세아슈퍼알로이테크놀로지(SST)는 내년 6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해당 공장은 완공 이후 세계 최대 항공우주 산업 메카인 북미에서 글로벌 기준을 충족하는 자생력을 확보하고 신규 수요처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15% 상호관세 부과라는 관세 리스크도 완화할 수 있게 된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창원공장과 SST에 향후 3년간 약 4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생산 시설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창원공장의 경우 2200톤급 단조 설비(프레스)를 2027년 말까지 5000톤급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이미 보유한 9000톤급, 2800톤급 설비와 함께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티타늄 생산설비 증설도 2027년 상반기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채 소장은 새로 열리고 있는 민간 우주 탐사 시대를 통해 항공우주 업계를 주도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만큼 관련 채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민간 우주 시대에는 외국 회사의 규격과 인증을 받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규격과 인증을 만들어 발전시킬 생태계를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다"며 그 필요성을 강조했다.
1096pag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