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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무엇 하나 넉넉하지 못했지요. 그 가난은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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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왜 저렇게 악착같이 살아야 할까 하는 마음이 들었던 때도 있습니다. 지독하게 살림을 챙기고 또한 검소하며 언제나 절제하던 어머니를 보면서 사춘기 때 나는 다짐했습니다. 절대로 엄마처럼 구질구질하게 살지 않겠다고 했었지요. 그러나 세월이 지나 어머니가 된 나는 어머니 당신을 똑 닮아 있습니다. 아옹다옹 살림을 챙기고 세상 숲에서 바둥거리며 살고 있는 저는 영락없는 당신의 딸입니다.
돌아보면 긴긴 겨울밤 당신은 바느질로 옷을 깁고 나는 등잔불 아래서 또랑또랑 책을 읽었지요. 쩍쩍 갈라지는 마른 손으로 내 머리를 쓰담던 어머니가 떠오릅니다. 엄마의 손은 거칠어도 따뜻한 온기가 있었고 엄마가 있는 작은방은 도란도란 이야기꽃이 피었기에 언제나 사랑이 넘쳤지요.
“조금씩 손해 보고 살아라. 약속한 말은 꼭 지켜라. 반드시 부지런해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틈틈이 하신 말씀 다 받았다면 더 부지런하고 더 따뜻한 사람이 되었을 텐데….
그저 어머니의 눈물로 낳아 주신 내 생이 때론 숙연해집니다. 보고 싶습니다. 어머니, 그립습니다. 내 어머니….
딸 오선 이민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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