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4000달러 지붕을 뚫고 역사적 랠리를 이어가면서 향후 전망을 두고 시장에서 다양한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 들어 금 선물가격은 52%나 급등해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은 물론 2007~2009년 경기 침체기 당시 연간 상승률마저 웃돌고 있다. 1979년 제2차 오일쇼크로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벌어졌을 때 이후 최대폭이다.
조 데이비스 뱅가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공지능(AI) 열풍에 증시가 오르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구조적 재정적자와 미국의 재정 압력을 리스크로 간주해 금에 투자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A14면
과거 금융위기나 경기 침체기 때 폭등했던 금값과 달리 최근 질주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키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균등분할방식 이 있다.
특히 37조달러(약 5경1800조원)에 이르는 미국의 막대한 빚더미까지 부각되며 달러 선호도는 상대적으로 하락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과 늘어나는 재정적자, 연방정부 셧다운 등 잠재적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달러가 아닌 자산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CNBC는 "미국 달러인 주택전세보증금대출 덱스가 10% 떨어진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무역 시스템을 뒤엎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을 위협하면서 올해 금값은 약 50%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올 상반기 달러인덱스 하락률(10.8%)은 브레턴우즈 체제의 금본위제가 무너지고 변동 환율제가 도입됐던 1973년 상반기(14.8%)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금을 대체하는 달러의 시대에서 다시 금 개인회생상담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온다.
중국을 비롯한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량 확대도 금값 상승에 힘을 실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9월에도 금을 사들이며 11개월 연속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미국과 서방의 제재가 우리은행 생애최초 거세지며 각국 중앙은행의 금 확보 속도도 빨라졌다. 올해 금은 유로화를 제치고 달러화에 이어 세계 2위 준비자산이 됐다. 연일 천장을 뚫고 있는 금값의 질주에 월가에서도 전망이 분분하다. 골드만삭스는 "미 국채 자산의 1%만 금으로 이동해도 연말 금값이 500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스위스 UBS은행도 금 가격이 42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 kt통합 상한다.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설립자는 "금이 달러보다 확실히 안전한 피난처"라며 "금의 기록적인 랠리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기에 급등했던 1970년대를 연상시킨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 부채 부담, 지정학적 긴장, 통화 안정성에 대한 신뢰 약화 시기에 금이 가장 강력한 가치 저장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투자 포트폴리오 중 15%는 금으로 보유하도록 추천했다.
반면 같은 헤지펀드 업계 거물 켄 그리핀 시타델 회장은 "투자자들이 금을 달러보다 안전한 자산으로 보기 시작했으며 이는 정말 우려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역시 "1860년 이후 금값의 연속적 상승은 항상 거품 붕괴로 끝났다"며 최근 과열되고 있는 금 투자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과거 패턴을 봤을 때 이번 장기 랠리는 상승세가 멈추거나 하락하는 조정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금값 변동성이 커진 만큼 섣부른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스위스 UBS의 조반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금 변동성이 10∼15%에 달한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인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욕 임성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