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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습니다. ÷ 오리지널 바다이야기 ÷㎫ 41.rgk574.top ☆교원3단체(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가 지난 8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고교학점제,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주제로 공동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제공)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지금, 대한민국 고등학교 교사는 고달프다. 올해 고교 1학년부터 전면 시행된 고교학점제 때문이다. 오죽하면 그들의 입에서 "중학교로 내려가고 싶다"는 말까지 나온다.
고교학점제 최전선에 이상민 경기 이현고 교사도 있다. 반년 동안 직접 몸으로 부딪친 이 교사는 "모든 일이 2~3배씩 늘었다"고 토로했다. 고교학점제 시행 후 달라진 고교 교사들의 삶을 그의 하루를 통해 들여다봤 마이크레 다.
학점 미이수제·최성보에 매일 '회의·회의·회의'
이 교사는 학교에서 1학년 부장과 수학 교과부장을 맡고 있다. 보직을 맡았다고 해서 많이 늘어나는 업무는 없다. 하지만 매일 '회의·회의·회의'다.
일단 교무부 주관 학업성적관리위원회가 부쩍 늘었다. 예년과 비교해 학기당 최대 10회 이상 더 열린다. 전세금담보대출서류 교육과정부에서 주관하는 교육과정 협의회도 2주에 한 번꼴로 있다.
고교학점제 시행 후 학점 미이수제와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최성보)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현행 고교학점제에서는 학생이 과목별 출석 2/3 이상, 학업성취율 40%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면 학점을 미이수한 것으로 간주한다. 교사에게는 학생이 해당 과목을 이수하도록 최소성취수준 대출한도조회 보장지도의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이 교사는 "고교학점제 시행 후 학점 미이수제 및 최성보 영향과 그에 따른 과목편제표, 반편성 등의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해 회의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출결 확인·이동수업…수업 내내 난관
수업은 시작부터 만만치 않다. 학점 이수 핵심 기준인 출결 확인은 대학만큼 아니 근로자생애최초주택구입 대학보다 더 꼼꼼히 해야 한다.
결석생이 있으면 골치가 아프다. 사유를 파악해야 해서다. 수업 종료 후 담임교사한테 일일이 이를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컸다.
본반 수업이면 그나마 낫다. 자리가 지정돼 있기 때문에 빈자리만 보면 확인이 가능하다. 이동수업은 정원이 다르고 원래 빈자리가 있는 경우도 있어서 출결 확인에 새마을금고 보험연수원 시간을 쏟아야 한다.
최근 들어 그나마 숨통은 텄다. 과목 담당 교사에만 있던 출결 처리 권한이 담임교사에도 부여하는 것으로 바뀌면서다.
수업 중에도 난관이다. 특히 이동수업이 문제다. 학생들은 하루 수업 시간의 절반(3~4교시)을 이동한다.
같은 반 친구들이 아닌 만큼 서먹서먹하다. 토의나 토론, 발표 수업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이 교사는 "수업하는 교사 입장에서는 힘든 부분이 많다"고 했다.



이상민 경기 이현고 교사.(본인 제공)


일과 중 수업 준비 언감생심
수업이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 공강 시간에 수업 준비를 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가르칠 과목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 교사는 1학년 공통수학1과 3학년 미적분을 가르친다. 현재 고교 교사 10명 중 8명은 이 교사와 같은 다과목 교사다.
한 과목 제대로 수업하기도 빠듯한데 여러 과목을 가르쳐야 하다 보니 저녁도 주말도 없다. 이 교사는 "공강시간에 수업 준비를 하기엔 시간이 부족해서 퇴근 후, 주말에 수업 준비를 한다"고 했다.
시험문제·수행평가 출제나 채점 시간도 일과 시간 이후에 이뤄진다. 그는 "수업과 관련해서는 예전보다 최소 2배 이상의 수업준비·평가시간이 소요된다"고 했다.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도 나머지 업무다. 고교학점제 개선안에 따라 학생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 작성 분량이 1000자에서 500자로 줄었지만, 교사는 여전히 가르치는 과목이 많고 이를 듣는 학생도 많아 공강시간 내 처리는 불가능하다.
2, 3학년 선택과목 수업 중에는 인공지능 수학이나 경제 수학 등이 있다. 수학 교사들이 전문성 부족한 교과를 가르쳐야 하는 셈이다.
다행히 현재 해당 과목이 절대평가라 활동 위주로 진행된다. 1학년이 2, 3학년에 진학할 때부터는 상대평가로 바뀐다. 평가 체제 변화 후 교사 입장에서는 수업준비 부담이 늘고 변별을 해야 하기 때문에 평가에도 어려움이 생긴다.
이상과 현실 사이 선 고교학점제
"이상과 현실 사이에 서 있는 제도"
이 교사는 현 고교학점제를 한 마디로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현 고교학점제의 가장 큰 문제는 대학교의 학점제를 이상적이라고 보고 고교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를 그대로 적용하려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등학교는 단순히 진로만을 탐색하는 것이 아니라, 기초학문을 다지고 또래와의 관계 속에서 사회성과 공동체 의식을 배우는 중요한 시기"라며 "그런데 지금의 고교학점제는 학점 이수 여부에만 매몰되어, 학생과 교사 모두가 성적과 학점 이수 관리에만 몰두하게 되는 구조"라고 했다.
다만 고교학점제 폐지가 능사는 아니라고 했다. 이 교사는 "제도를 없앤다고 해서 과거 교육과정으로 돌아가는 것이 해답은 아니다"라며 "학생들이 과목 선택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탐색할 수 있다는 점은 고교학점제의 큰 장점인 만큼 한국의 대입 구조 등을 고려해 '본래 취지에 충실한 한국형 고교학점제'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