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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감독의 만남은 올해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이루어졌다고 한다. 델 토로 감독은 11월에 공개를 앞두고 있는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으로, 연상호 감독은 현재 상영 중인 영화 <얼굴>로 초청을 받은 바 있다. 세션은 두 감독이 서로의 영화를 보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되었다. 델 토로 신협주택담보대출금리 감독은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을 포함해 많은 작품을 봤다고 대답했다. 특히 그는 <부산행>을 봤을 때 동료인 ‘이냐리투’ (<레버넌트>를 연출한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 에게 전화를 걸어서 극찬하기도 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연상호 감독 역시 델 토로 감독의 거의 전작을 보았으며 대단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델 토로 감독을 향한 열정을 표현했다. 스마트금융계산기
서로가 영감을 어디서 얻는지에 대한 질문에 연상호 감독은 주로 초등학교 시절 텔레비전에서 방영되었던 일본 만화들, 예를 들어 <은하철도 999>와 <미래소년 코난>과 같은 작품을 언급했다. 델 토로 감독은 공부와 스포츠 빼고는 모든 것이 다 영감을 주었다는 농담으로 그의 어린 시절을 스케치했다. 그는 참고로 1964년생이다. 당시 멕시코 교직원공제회 텔레비전에서는 일본 프로그램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고 한다. 델 토로에 따르면 스시 빼고 모든 일본 문화를 텔레비전으로 접할 수 있었다고 하니 한국의 연상호와 멕시코의 델 토로는 어쩌면 이때부터 비슷한 유년 시절을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들이 비슷한 (인생의) 시기에 비슷한 (일본) 문화를 접했다는 것이 ‘괴물’에 열광하게 된 큰 이유 혹은 배경으로 작용했 땡큐론 무직자 던 것 같다. 연상호 감독은 현재 유니버설 호러 시리즈의 하나인 <가스인간>(1960)의 리메이크 작업 중이다. 일본의 토호 스튜디오의 괴물 영화를 좋아했었다는 델 토로 감독 역시 유니버설의 전설 호러 시리즈 (1930년대) <프랑켄슈타인>의 리메이크를 한 것은 어떻게 훌륭한 고전이 세대를 넘고, 동서양을 넘어 또 다른 전설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예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델 토로의 <프랑켄슈타인>은 어떻게 다를까. 그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 몇십 년에 걸쳐 메리 쉘리의 원작 소설과 영화를 반복적으로 봤다고 한다. 결국 이 작품은 어느새 몸에 새겨진 듯한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이 대목에서 그가 이 긴 시간 동안 품고 다닌 낡은 노트를 하나 꺼냈다. 노트에는 그가 스케치한 프랑켄슈타인과 다양한 괴수들이 그려져 있었다. 델 토로가 만화를 잘 그린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저렇게 훌륭한 수준이라는 것은 많은 이들이 알지 못했을 것이다. 모두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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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은 반대로 괴물을 창조할 때 웬만하면 그리지 않으려고 애쓴다고 한다. 만화가인 그에게 그림은 너무 직설적인 표현 양식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이 영화적으로 설명한 괴물이나 형체가 잘 스태프들에게 이해가 안 될 때만 그림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기예르모 감독의 그림과 프랑켄슈타인의 구현은 너무 똑같다며 연상호 감독은 감탄했다.
이렇듯 만화에 능한 두 감독은 만화와 영화의 차이에 대해 서로 다른 (그렇지만 흥미로운)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연상호 감독이 생각하는 만화의 중심은 그림체, 그리고 실사 영화의 중추는 배우들이 가진 전달력이다. 그는 언젠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같은 전설적인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언급했다.
델 토로 감독은 애니메이션의 필연적인 정교함에 대해서 설명했다. 만화에서 물을 마시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손과 물 그리고 컵으로 손이 가는 과정을 그려야 한다. 그래서 그는 연상호 감독의 작품에서의 만화적인 테크닉을 좋아한다고 밝힌다. 그는 드라마와 액션, 그리고 호러의 조합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이러한 조합이 만화의 가장 뛰어난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서로의 영화에서 ‘이야기’를 어떻게 만드는가에 대한 질문에 델 토로 감독은 “everything is a drama” 즉 모든 것이 다 이야기가 된다고 대답했다. 특히 그는 영화/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 다른 감독의 영화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들의 작품을 보고 분석하고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참으로 현재 한국의 창작자들에게도 필요한 가르침이 아닐 수 없다.
연상호 감독은 <얼굴>의 예를 들었다. 그는 이제껏 큰 ‘스펙터클 영화’를 만들어왔지만, 그 스펙터클이라는 것이 꼭 대형 장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배우들의 얼굴에서 다른 종류의 스펙터클, 즉 “마음속의 장엄함”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는 이야기의 스펙터클, 감정의 스펙터클을 의미하고 있었다. 연상호 감독은 델 토로 감독의 <프랑켄슈타인> 역시 큰 영화지만 인간의 심연, 마음의 스펙터클을 잘 그리고 있다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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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질문이 흥미로웠다. “악평을 어떻게 견디는지”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지만 궁금해했다. 연상호 감독은 평론가 평이 자신의 생각과 다를 때 그 격차에 대해서 많이 생각을 해보려고 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천착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한다. 그렇게 돼버리면 영화를 만드는 행위가 숙제 검사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델 토로 감독은 좋은 리뷰도 나쁜 리뷰도 읽지 않는다고 한다. 사실 그는 몇 명이 그의 영화를 좋아하는 것보다 얼마나 깊게 좋아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아티스트였다. 그는 극장에서 혼자 본 테리 길리엄 감독의 <브라질>을 인생작으로 언급했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작품도 이미 누군가의 인생을 그렇게 바꿨는지도 모른다.
두 감독은 이제 막 시작하는 감독들에게 주고 싶은 조언으로 대담을 끝냈다. 특히 연상호 감독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아저씨들도 모두 힘들어.” 영화 만드는 일은 절대 익숙해지는 것이 아니며 여전히 모두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이다. 델 토로의 말도 명언이다. “영화를 만드는 것은 결혼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쉽게 결혼하지 말아라.” 영화는 그만큼 어렵고, 그 어려움은 경험과 나이가 쌓여도 줄지 않는다는 것. 그럼에도 이 두 대가가 보여 준 역설은 그것을 아직까지 하고 있다는 것. 이번 대담은 그 창작의 아름다움을 여실히 보여준 시간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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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정 영화평론가•아르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