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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치매안심센터 손은실 부센터장이 서울&과 인터뷰하고 있다.


“구로구가 제일 잘하는 사업이 치매관리사업이라고 말할 수 있도록 저랑 한번 해보실래요?”
지난 16일 구로구치매안심센터 손은실 부센터장의 머릿속에는 센터 입사 뒤 5년 만인 2015년 팀장이 됐을 때 당시 구로구보건소 소속 엄신영 주무관이 했던 말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이 말을 들은 10년 뒤인 이날은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가 주관한 ‘제18회 치매 극복의 날' 행사에서 그가 치매 예방 관리 유공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은 날이었다.
“ bs저축은행 함께 해보자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제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해요'라고 말했지만 사실 가슴은 뛰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 말이 제 꿈이 됐죠. 이번에 상을 받고 나니 그분이 제일 먼저 떠오른 게 당연하겠죠.”
간호사로 일하다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한동안 가정에 머물렀던 그는 40대 중반인 2007년 구로구 방문간호사로 다시 사회활동을 시작했 부산nh캐피탈 다.
“방문간호 일을 하다보니 독거 어르신들이 식사를 놓치고 약 복용을 제대로 못하는 사례를 여러 차례 보게 됐죠. 진단이 필요하다 싶어 연계해드렸더니 치매 진단을 받으시는 경우가 반복되더라고요. 간호사로 일할 땐 산부인과와 소아과에서 일했기에 치매 환자를 본 적도 없었는데 이때부터 치매가 눈앞 현실이 됐죠.”
그는 우리카드 현금서비스 주민들의 평균수명이 길어질수록 치매 문제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방문간호사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치매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겠다 싶어 방문간호 업무 틈틈이 가천대 길병원에서 치매전문교육을 이수했다. 그러다 치매 전담 조직이 서울시 주도로 각 자치구에 생긴 뒤인 2010년 일터를 옮겼다.
“당시는 자치구가 ‘치매지원센터'라는 일용근로자식대 이름으로 치매 전담 조직을 만들어 본격 업무를 막 시작했던 시기였죠. 인원도 현재 치매안심센터에 비해 절반 정도였고요.” 2017년 ‘치매국가책임제'가 시작되면서 조직도 일도 크게 늘어났다. 현재 구로구치매안심센터는 현직 의사인 비상근 센터장을 포함해 간호사, 사회복지사, 작업치료사, 운동처방사 등 23명으로 구성됐다. 그는 올해 연말 정년퇴직을 앞두고 대 모두 드리리 통령 표창이라는 큰 상을 받다니 정말 값진 성과를 얻었다며 “저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다.
구로구, ‘G브로 프로젝트’로 장관 표창 수상도
손 부센터장은 현장에서 마주하는 실종 사건을 가장 안타까운 일로 꼽았다. “지난해 구로구 실종 신고 322건 중 치매환자가 138건, 비율로 치면 43%나 됩니다. 전국 평균이 31%인데 우리 지역은 훨씬 높아요. 무엇보다 치매환자가 실종됐다가 발견되기까지 평균 708분, 약 12시간 걸리는데 그동안 환자 본인도 힘들고 가족도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됩니다.”
그는 치매환자의 60% 이상이 배회 증상을 경험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최근 5년간 실종사망자 중 치매환자 비율이 64%나 될 정도로 치매환자 실종 사건은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발견을 위한 골든타임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구로구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지역민들이 함께 나서 실종 치매환자를 일찍 발견하기 위해 지난해 시작한 사업이 ‘지(G)브로 프로젝트’다. G는 구로(Guro)에서 따왔으며 ‘집으로' 되돌아간다는 의미도 담겼다. 가상 실종 환자가 발생했다고 문자 경보를 울리고 지역민들이 이를 찾아 경찰에 인계하는 모의 훈련이 핵심이다. 모의 훈련은 주민과 경찰, 시장 상인과 학교 등이 함께 지난해 연간 네 차례 실시했다. 특히 올해는 야간 실종 대응의 어려움을 고려해 전국 최초로 야간 전담조직 ‘G브로 수호대'를 결성해 신속 대응 체계를 강화했다.
손 부센터장은 “실종 모의 훈련을 할 때 시장상인회와 지역 상가가 훈련 장소 마련부터 홍보, 평가회까지 적극 도와주는 등 주민들의 치매를 대하는 태도가 10여 년 전과는 무척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경로당에 가서 치매 검사를 권하면 다들 고개를 돌리며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였지만 최근에는 ‘방문해줘서 고맙다' ‘치매까지 관리하는 우리나라가 좋은 나라'라는 말씀을 많이 듣고 있다”고 했다. 한편, 치매 극복의 날 행사에서는 구로구가 ‘G브로 프로젝트' 성과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구로구 안심마을 봉사단체 ‘오색찬란'도 우수 치매 파트너 경진대회에서 전국 최우수상으로 장관 표창을 받는 화려한 성과를 거뒀다.
“치매에 대한 인식 변화에 큰 보람”
구로구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 검사를 받은 뒤 등록된 주민은 약 4만 명으로 구로구 노인 인구의 약 54%에 달한다. 이 중 검사 결과 대부분은 정상으로 판정됐지만 경도인지장애가 2800명, 치매 환자가 2500명 정도로 집계됐다.
이들은 다른 자치구 치매안심센터와 마찬가지로 조기 검진, 치매환자 등록·관리, 인지 건강 프로그램, 예방 및 인식 개선, 지역사회 자원 강화 등 다양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치매안심센터에서 조기 검진 결과 치매 환자로 가진단되면 병원으로 연계해 원인 확진을 위한 자기공명영상(MRI) 등 진단을 거쳐 치매환자로 확정된다. 치매안심센터는 환자 가족들이 겪는 어려움을 상담과 방문서비스, 가족 교육과 자조모임 지원 등 여러 프로그램으로 돕는다. 또 치료비 지원이나 기저귀 등의 돌봄 물품 지원, 지문 등록, 배회인식표와 지피에스(GPS)단말기 제공 등 실종 예방 서비스 지원과 함께 치매 공공후견 등도 필요에 따라 지원된다.
손은실 부센터장은 “치매 어르신의 인지기능 저하로 본인도 모르게 남의 택배 물건을 엉뚱한 곳에 숨기는 바람에 경찰 처벌을 받을 뻔하다가 센터의 치매에 대한 설명 덕분에 처벌을 피하게 된 경우 등 다양한 일을 겪게 된다”며 “그때마다 본인과 가족들로부터 감사 인사를 들으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특히 그는 “치매안심센터가 진행하는 가족 교육에 참여한 뒤 ‘치매를 몰라서 어르신을 그동안 함부로 대했다'며 마음 아파하면서 ‘앞으로는 더 잘 모시겠다'고 눈물을 보이는 가족도 많다”고도 했다.
정년을 앞두고 올해 남은 몇 달을 어떻게 보내고 싶으냐는 물음에 그는 “구로구와 지역 봉사단체 그리고 저까지 상을 받는 데 구청과 구의회의 뒷받침이 큰 힘이 됐다”며 “내년에도 고위험군 교통지원 서비스를 이어가고 오류동 분소에 전담 상담창구를 마련해 어르신들이 기다리지 않고 검사받을 수 있도록 준비 업무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글·사진 하변길 기자 seoul0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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