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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의 지출 구조조정이 그들의 주장처럼 효율적이었는지는 의문이다.[사진｜뉴시스]


"'2026년 예산안'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27조원을 지출 구조조정했다." 지난 8월 29일 기획재정부가 2026년 예산 새마을금고자영업자 안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2026년도 예산안(728조원)이 올해보다 54조7000억원 늘긴 했지만 지출 구조조정은 꾀했다는 거다.
기재부는 "불요불급한 사업을 최대한 줄이겠다"면서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국가채무 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엔 부처별 지출 구조조정 사업 리스트도 공개했다. 별내지구미분양아파트 지출 구조조정의 성과를 홍보하면서 아무런 근거 자료도 내놓지 않았던 윤석열 정부 때와 달라진 점이다.
그렇다면 기재부가 주장한 '지출 구조조정' 성과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무엇보다 기재부가 지출 구조조정의 성과를 홍보하는 건 연례행사와 다를 바 없다. 기재부는 2023년 예산안에선 24조1000억원, 2024년 소상공인창업자금지원 예산안에선 22조7000억원, 2025년 예산안에서는 23조9000억원을 지출 구조조정했다고 밝혔다. 4년간 100조원에 육박하는 세금을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아꼈다는 거다.
하지만 그때마다 '지출 구조조정'이란 용어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단 한번도 정의한 적이 없다. 아쉽지만 이번에도 그랬다. 그럼 기재부가 말하는 '지출 구 솔로몬저축은행무직자 조조정'은 대체 무엇일까. 이 이야기부터 해보자.
■ 한계① 모호한 정의 = 기재부의 지출 구조조정은 단순히 '예산의 감액'을 뜻하지 않는다. 감액이라면 애초부터 감액이라고 설명하면 된다. 굳이 복잡하게 지출 구조조정이라 표현하는 건 감액과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기재부는 모든 감액을 지출 구조조정이라고 주장 한국자산관리공사 채용 하지 않는다. 별도의 정의가 없으니 지출 구조조정의 의미를 '불필요한 사업의 지출은 줄이고, 줄인 예산을 꼭 필요한 곳에 지출하도록 조정하면서도 전체 지출은 줄이는 것'이 아닐까 하고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지출 구조조정의 문제는 이런 모호함에서 출발한다. 가령, 올해 A사업의 예산이 100억원인데, 내년도 예산을 0원으로 잡으면 그건 지출 구조조정일까 아닐까. A사업의 예산이 줄어든 이유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는다면, 정답은 '알 수 없다'이다.
만약 A사업이 끝나서 예산이 제로가 됐다면 이는 '지출 구조조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대로 A사업이 꼭 필요하다면 예산이 늘어날 수 있고, 그럼 다른 사업의 예산을 줄여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기재부가 '지출 구조조정'이란 명분을 내세우려면 예산 증액과 감액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기재부는 지금껏 그 이유를 밝힌 적 없다. 별도의 검증 과정을 통해 증액이나 감액의 타당성을 짚어본 사례도 없다. 그러니 지출 구조조정이라는 개념이 모호할 수밖에 없다. 쉽게 말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인 셈이다.
■ 한계② 제한적 공개 = 물론 올해 정부 부처별로 지출 구조조정 사업 리스트를 공개한 건 의미 있는 변화다. 이를 통해 나름의 의미를 짚어볼 수는 있어서다. 다만, 한계도 있다. 일부 부처의 지출 구조조정 사업 리스트는 공개하지 않았다.
2026년 기준 전체 예산안 편성기관은 61곳인데, 지출 구조조정 사업 리스트를 공개한 부처는 56곳이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대통령비서실, 대통령경호처, 국가정보원 등 5곳은 제외했다.
그러다 보니 기재부가 주장한 2026년 예산안의 지출 구조조정 전체 규모는 27조원인데, 56곳의 지출 구조조정 규모는 총 23조2000억원(85.9%)에 머물렀다. 3조8000억원(14.1%)의 내역이 빠진 셈이다. 부처별 지출 구조조정 사업 리스트 공개의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앞으로도 지출 구조조정 사업 리스트를 계속 공개할 방침이라면, 국가정보원을 제외한 4곳의 내역도 공개하는 게 마땅해 보인다.
■ 한계③ 의미 없는 구조조정 = 그렇다면 두가지 한계를 제외하고 본 지출 구조조정은 기재부가 자찬한 것처럼 효율적이었을까. 이 역시 실망스럽다.
예컨대 지출 구조조정을 가장 많이 한 부처는 국토교통부다. 규모는 13조5000억원으로 전체 지출 구조조정액의 절반이다. 그런데 가장 많은 금액을 지출 구조조정한 세부사업은 '주택구입ㆍ전세자금(융자)'이다. 2025년 14조1000억원에서 2026년 10조3000억원으로 3조8000억원 줄었다. 전세자금(융자) 사업이 2022년 9조5000억원에서 2025년 14조1000억원까지 크게 증가한 데 따른 조정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두번째로 많은 금액이 지출 구조조정된 사업은 '분양주택(융자)'이다. 올해 1조4000억원에서 내년엔 4000억원으로 1조원이 삭감됐다. 이 사업 역시 2022년(3000억원) 이후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일부 조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임대주택지원' 예산은 출자와 융자를 합쳐 7조3000억원 늘었다.
예산에서 보듯 주택구입이나 분양주택 관련 사업을 줄이고 임대주택 사업을 늘리는 건 바람직한 방향이다. 하지만 두 사업은 모두 융자(대출) 사업이다. 어차피 대출금을 회수하면 국고로 다시 돌아올 예산이다. 이를 대폭 삭감한 걸 두고 과연 지출 구조조정이라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다른 사업들은 어떨까. 이 이야기는 '기재부 지출 구조조정의 함정' 2편에서 본격적으로 해보자.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rsmtax@gmail.com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juckys@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