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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지금 옆에 스마트폰과 컴퓨터, 태블릿이 켜져 있나요?
디지털이 없으면 일상도 예술도 불편한 세상.
가만히 생각해 보면 예술은 감성의 영역이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인공지능이 그림도 그리고요.
기계가 음악까지 만들어냅니다.
'감성마저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시대'... 좀 낯설고 신기하지 않나요?
이번 전시는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됐습니다.
기술은 인간을 돕는 도구일까요? 아니면 우리를 감시하는 눈일까요?
울산이라는 산업 도시에 등장한 실험적인 전시, ‘낯선 코드’.
낯설지만 분명히 우리의 현실을 비추고 취득세 면제 대상 있었습니다.
오늘은 ‘기술, 인간, 예술’의 경계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봅니다.
정승조의 아트홀릭은 전시 '낯선 코드'를 기획한 이정란 울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를 만났습니다.
▮ 전시 제목이 참 인상적인데요. ‘낯선 코드’라는 이름은 어떻게 정하게 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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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릉도원, 2025, 8th wall로 구현 증강현실(AR), AR 구현 공간 내


전시 제목인 '낯선 코드'는요.
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의 인식과 경험 사이의 간극, 그리고 지금의 동시대 미술이 위치한 지점을 반어적으로 표현한 말이에요.
4대보험 우리는 이미 첨단 기술을 일상에서 능숙하게 사용하고 있잖아요? 스마트폰, 인공지능, 가상현실, 알고리즘 기반의 플랫폼 같은 것들은 이제 너무 익숙한 도구가 되었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익숙한 기술이 미술 작품의 형식으로 등장하면 많은 분들이 오히려 낯설고, 어렵게 느끼세요.
'이건 잘 모르겠다', '작품 개인회생전문상담 이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도 종종 들리곤 하죠.
이런 인식의 차이는 아마도 기술 그 자체 때문이라기보다, 그 기술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대한 ‘감각의 거리감’에서 비롯된 건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삶에서는 너무 익숙한데, 예술 속에서는 낯설게 느껴지는 것. 바로 거기에서 전시 제목인 ‘낯선 코드’가 나왔습니다. 기아자동차 9윌 구매혜택
▮ 오늘날 디지털 기술은 삶과 아주 밀접한데요. 왜 예술 속에서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까요?
오늘날의 작가들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인간, 사회, 감정, 세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어요. 다만 그 표현 방식이 달라졌을 뿐이죠.
이제는 디지털 기술, 미디어, 알고리즘 같은 오늘날의 언어를 통해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코드’, ‘데이터’, ‘인터페이스’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지금의 삶을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하나의 미적 언어가 된 거예요.
이번 전시는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왜 익숙한 기술로 만든 예술을 낯설게 느낄까? 그리고 그 낯섦 속에는 어떤 새로운 통찰과 감각이 숨어 있을까?
'낯선 코드'라는 제목은 바로 그 질문을 여는 장치입니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고, 낯선 것 속에서 우리 시대의 현실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길 바랍니다.
▮ 서도호 작가의 ‘유니폼/들: 자화상/들: 나의 39년’은 작가의 삶을 압축한 듯했어요. 이 작품에 담긴 의미를 좀 더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유니폼/들:자화상/들:나의 39년, 2006, 패브릭, 유리섬유 수지, 스테인리스 강, 이동식 행거, 169×254×56cm


'유니폼/들: 자화상/들: 나의 39년'은요.
서도호 작가가 유치원 때부터 시작해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군대, 민방위까지… 직접 실제로 입었던 유니폼들을 하나하나 이어 붙여 만든 작품이에요.
작가는 이 유니폼들을 통해 자신이 속해 있었던 집단들을 떠올리게 하고요.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개인의 삶이 어떻게 존재해 왔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옷을 나열한 게 아니라, 각 유니폼이 상징하는 집단의 기억을 담고 있으면서 동시에 자아가 형성되는 과정을 함께 들여다보게 만들어요.
그리고 결국엔 이런 질문을 던지게 하죠.
‘유니폼을 벗은 이후, 나는 어떻게 나 자신을 증명할 수 있을까?’
소속이 사라진 이후의 나, 그 존재의 무게와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 이수경 작가의 ‘번역된 도자기’는 파편과 금이 오히려 아름다움의 요소가 되는 작품이었어요. 이 작업에 담긴 작가의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번역된 도자기, 2006, 도자파편, 에폭시, 24K 금박, 370×370×70cm (경기도미술관 소장)


이수경 작가의 대표작인 '번역된 도자기'는 깨어지고 버려진 서로 다른 도자기 파편들을 모아서 기존의 전형적인 도자기 형태에서 벗어난, 아주 새롭고 독창적인 모습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에요.
보통 도자기는 완벽하게 만들어지지 않으면 도자기 명장들의 손에 의해 가차 없이 깨지고 버려지잖아요. 그 순간, 도자기는 의미도 정체성도 잃고요. 그저 쓸모없는 조각이 되어버리죠.
하지만 작가는 이 깨진 조각들을 섬세한 손길로 다시 이어 붙이면서요.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각들은 처음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게 되죠.
실패나 오류처럼 보였던 금(crack), 그 깨어진 자국들이 오히려 시련과 역경을 딛고 ‘금(金)’, 그러니까 소중한 의미로 다시 채워지는 겁니다. 결국 이 작품은 상처를 딛고 더 깊이 있고 신비로운 아우라를 지닌 완전히 새로운 형상으로 다시 태어난 거죠.
▮ 작가가 말하는 ‘번역’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회복의 서사도 궁금합니다.
작가는 조각 하나하나에 예술적인 영혼을 불어넣으면서 그 속에 ‘재탄생’과 ‘부활’에 대한 염원을 담고 있어요. 결국엔 상처를 겪고 성숙해진 우리의 삶에 대한 기대를 작품으로 조심스레 전하고 있는 거죠.
흥미로운 점은요.
완벽함을 추구하는 도자기 명장의 기준에 미치지 못해 깨져버렸던 도자기 조각들을 이수경 작가는 자신의 감각과 예술적인 시선으로 현대적이고도 역동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존재로 ‘번역’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작가는 자신만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버려질 수밖에 없었던 조각들을 하나하나 연결하면서요. 결국엔 ‘완전체’에 도달한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재창조한 거죠.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알게 돼요. 바로 그 ‘깨어짐’ 자체가 오히려 새로운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소였다는 걸요.
▮ 이번 전시에서는 VR, AR 기반의 작품들도 눈에 띕니다. 이런 기술을 활용한 작품들이 전달하는 새로운 감각은 어떤 것일까요?



리바이어던 레거시: 파트 원, 2018, VR, 사용 환경에 따라 상영시간 다름


'리바이어던 레거시', '구보, 경성방랑'은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에 속하는 작품인데요. 전시 출품 작품 중 '무릉도원' 은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작품입니다.
'리바이어던 레거시', '구보, 경성방랑'은 오큘러스라는 기기를 눈에 착용해서요. 인공으로 만들어낸 가상의 특정한 공간, 환경, 상황에서 사용자의 오감을 자극하는데요. 실제와 유사한 공간적, 시간적 체험이 가능한 작품입니다.
전시에 출품된 작품 '무릉도원' 은 우리가 늘 사용하는 핸드폰으로 QR 코드를 스캔하면요. 핸드폰이 비추는 현실 세계에서 가상의 이미지가 겹쳐서 보여주는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한 작품입니다.
두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작품 모두 관람객과 상호 작용이 가능한데요. 첨단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우리 시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들입니다.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보는 전시’에서 즐겁게 ‘체험하는 작품’이 있는 예술 공간으로 미술관이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 미술관에서의 '체험'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다고 보시나요?



구보, 경성방랑, 2021, 가상현실(VR) 설치, 15분


최근 많은 미술관이 관람객과 더 밀접하게 소통하고 있어요. 더 많은 관람객의 방문을 위해 관람자의 감각과 인식을 확장하는 체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건데요.
미술관들이 관람객의 참여 자체가 작품의 일부가 되는 예술작품을 보여주는 전시 방식은 단순히 작품의 정보를 전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요. 관람객 스스로 ‘발견’하고 ‘해석’하는 경험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이는 관객이 작품의 메시지를 더 깊이 공감하도록 도와주기도 하고요. 동시에 우리가 살고 있는 기술 중심 사회의 현실을 더 생생하게 반영하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한데요.
단순히 '보는 전시'를 넘어서, '경험하고 참여하는 전시'로의 변화는 미술관이 동시대를 읽는 중요한 실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AES+F의 ‘신성한 우화’는 다층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품으로 보였습니다. 이 작업이 지닌 의미를 좀 더 소개해 주신다면요?
'Allegoria Sacra'는 우리가 살고 있는 ‘하이브리드 시대’, 그러니까 여러 요소가 혼합되어 공존하는 현실을 반영한 작품이에요.
사진과 영상 작업을 컴퓨터로 구성한 이 작품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고 기술을 새롭게 해석하면서요. 작가들이 실험을 통해 만들어낸 전혀 새로운 시각 언어를 보여주는데요. 이런 실험적인 표현 방식을 통해 우리도 전혀 다른 방식의 ‘의미 생성’을 경험해 볼 수 있게 됩니다.
작품 속 배경은 눈 덮인 사막에서 시작해, 뜨거운 사막, 그리고 정글로 계속 변화해요.
그 안에는 중동의 민족 갈등을 피해 온 난민들, 다르푸르나 페샤와르에서 온 전통 의상의 트랜짓 승객들, 파푸아뉴기니의 식인종, 중국 기업의 경영진, 서구의 다문화 가족, 선교사, 네오나치 등 현대 사회를 상징하는 다양한 인물들이 함께 등장합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인간과 비인간, 예술과 기술, 로컬과 글로벌이 끊임없이 교차하는 이 복잡한 사회의 모습을 작가는 아주 다층적이고 유동적인 언어로 포착해 내고 있어요.
▮ 히토 슈타이얼의 ‘Hell Yeah We Fuck Die’는 제목부터 매우 도발적입니다. 이 작품은 어떤 시선을 담고 있나요?



헬 예 위 퍽 다이, 2016, 영상 설치; 4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LED 구조물 6개 영상: 4분 35초, 4분 35초, 4분 35초, 8분 2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Hell Yeah We Fuck Die(헬 예 위 퍽 다이)'는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만든 작품이에요.
제목에 쓰인 다섯 단어는 대중문화 속에서 가장 자주, 가장 강하게 반복돼 온 언어들이라고 해요. 감정, 욕망, 폭력, 쾌락, 죽음 같은 인간 본성과 사회의 극단적인 면을 함축하고 있죠. 문법적으로는 어색할 수 있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현대 대중문화의 파편화된 감정을 잘 보여준다고 볼 수 있어요.
작가는 기술을 도구처럼 활용해서 ‘비현실’을 마치 현실처럼 표현합니다. 그 안에서 우리가 앞으로 마주하게 될 미래의 감정, 그리고 새로운 실재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게 되죠.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가상의 세계, 그 안에 담긴 감정과 서사를 작가의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이기에 이번 전시에 함께하게 됐습니다.
▮ 마지막으로 이 전시를 보고 나올 아트홀릭 독자들이 무엇을 느끼고 가셨으면 하나요?
우리 일상을 다시 한번 바라볼 기회를 가져보면 좋겠어요.
늘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기술, 화면,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같은 것들에 대해 다시 질문을 던져보는 거죠. 그리고 그 안에 숨어 있는 사회적, 정서적 의미들을 스스로 해석해 보는 시간이 되셨으면 합니다.
'낯선 코드'는 어떤 정답을 알려주는 전시가 아니에요.
오히려 우리가 익숙하게 갖고 있던 생각의 틀을 한 번쯤 흔들어보는 전시에 가깝습니다.
작품을 보다가 낯선 장면을 마주쳤을 때, ‘이게 무슨 뜻이지?’ 하고 잠시 멈춰 생각해보는 그 순간이 아주 작지만, 중요한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믿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미디어 아트가 더 이상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게 아니라 우리 삶과도 충분히 연결될 수 있는 예술 언어라는 걸 느껴보셨으면 합니다. 고맙습니다.
(사진 제공: 울산시립미술관)
■ 2025 울산시립미술관 현대미술 기획전시 '낯선 코드'
- 장소: 울산시립미술관 1전시실
- 일정: ~ 2025. 11. 2.
- 관람시간: 10:00-18:00 (월요일 휴관)
- 관람료: 성인 1000원/ 어린이, 청소년, 경로 무료



정승조 아나운서 / 문화 예술을 사랑하는 방송인으로 CJB 청주방송에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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