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듯 말하자면 아픔에 곳으로 오길 부분이 뒤따라오던K9 자주포 모습./국방과학연구소


튀르키예, 폴란드, 핀란드, 인도,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호주, 이집트, 루마니아, 그리고 베트남. 10국 군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한국의 ‘K9 자주포’를 쓴다는 것이다. K9 자주포는 K방산이 쌓아온 성과의 압축판이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을 넘어 유럽과 중동까지, 자유주의 진영부터 공산권까지 이 나라들은 국가 안보를 위해 한국 무기를 선택했다. 2001년 튀르키예 첫 수출을 시작으로, 최근 베트남까지 K9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따낸 일감만 총 13조5000억원어치에 이른다.



그래픽=양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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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 수주 시대를 연 한국 방위산업 기업들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물 안 개구리’였다. 우리 군이 주문하는 무기를 공급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젠 K9을 비롯해 현대로템의 K2 전차,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T-50 훈련기, LIG넥스원의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 같은 우리 기술로 만든 무기들이 속속 글로벌 바다이야기 모바일게임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 2분기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수주 잔고가 31조7000억원에 달하고, KAI가 26조6733억원, LIG넥스원과 현대로템이 각각 23조4665억, 21조6370억원에 이른다.
세계 무기 시장을 주무르는 거대 기업들의 수주 잔고와 비교하면, 한국 방산의 성장세를 실감할 수 있다. 올해 2손오공
분기 기준 록히드마틴 244조원, 제너럴 다이내믹스 144조원, RTX(옛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 128조원, 노스롭그러먼은 124조원이다. 개별 기업으로는 이들에 못 미치지만 K방산 빅4의 합산 수주 잔고는 세계 방산 톱5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인 셈이다. 지난 3월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조사에서 한국은 세계 10위 방산 수출국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영화금속 주식
7월 미국 CNN이 “한국이 미국 동맹국들의 핵심 무기 공급자가 됐다”고 전할 정도로 신흥 방산 강국으로 주목받고 있다.
◇외교 무기까지 된 K방산
수주 100조 시대를 연 핵심 경쟁력은 질 좋은 무기를 빠르고 싸게 만드는 역량이다. K2 전차를 만드는 현대로템은 2022년 폴란드와 계약을 맺은 지 단 4개월 만에 1빠칭코
차 물량 10대를 납품했다. 방산업계에서는 현대로템이 공장을 풀가동하면 연간 100대 안팎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글로벌 방산업계의 대표 전차인 독일의 레오파르트 전차나 미국 에이브럼스 전차 등은 생산성이 떨어져 계약을 맺어도 물량을 공급하는 데 수개월~수년이 지연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방산 기업 관계자는 “유럽 방산 기업은 부품 하나를 받는 데도 몇 개월이 걸려 유럽 국가들이 한국까지 와서 무기를 사가는 것”이라며 “한국은 납기를 반드시 지키고, 동급 무기 대비 가격은 30~40% 안팎 저렴하다”고 했다.
K방산의 경쟁력은 한국 외교·통상의 지렛대가 되고 있다.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와의 첫 통화에서 협력의 화두 중 하나가 ‘방산’이었다. 대규모 전력(戰力) 현대화 사업에 나선 사우디는 한국의 육·해·공 무기 체계에 모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방위사업청장과 사우디 국가방위부 장관이 중장기 방위산업 협력에 합의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지난 16일 인도에서 열린 조현 외교부 장관과 인도 외교장관 회담도 ‘경제안보, 방산 협력을 강화하자’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한국과 베트남의 협상에서도 원전과 조선 산업, 그리고 방산 분야까지 아우르는 ‘베트남 패키지’가 화두였다.
◇K방산에 마스가(MASGA)까지 더해져 성장 가속
미국도 한국 방산의 경쟁력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출범한 ‘마스가’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HD현대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 한화오션은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잇따라 따내고 있다. 지금은 비전투함 MRO 사업 위주지만 미 의회에서 ‘한국 등 동맹국에 조선 시장을 개방하자’는 법안들이 발의되고 있어 프로젝트 대상이 함정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미 해군은 2024년부터 30년간 군함 확보에 1조달러(약 1600조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현재 295척인 함정을 2054년 390척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신형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우리 기업들이 이 과정에 참여한다면 K방산이 다시 한번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