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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란은행
< 재무장관 ‘눈물’ >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오른쪽)이 2일 키어 스타머 총리의 의회 답변 도중 손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영국 의회 방송 캡처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의 ‘눈물’에 영국 국채 가격과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했다. 키어 스타머 합자회사기업 내각의 복지 개혁이 후퇴하면서 재정 악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건전재정을 강조해온 리브스 장관의 사임 가능성이 불거지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반시장 정책에 국채 투매 등으로 맞서는 ‘채권 자경단’이 영국에서도 출현할 조짐을 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국채값 급락



고려상호저축은행 영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일(현지시간) 연 4.61%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0.16%포인트 올랐다. 장중 한때 연 4.681%까지 급등(국채 가격은 급락)했다. 이는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여파로 국채 시장이 요동친 4월 초 이후 하루 기준 최대 상승률이다. 영국 국채 30년 만기 금리도 전날 연 4.61%에서 이날 최고 연 4.78 농협 새희망홀씨 %까지 뛰었다. 채권투자자들이 영국 국채를 대거 내다 팔았기 때문이다. 이날 파운드화 가치도 급락했다. 달러 대비로는 0.9%, 유로화 대비로는 0.7% 떨어졌다.
이번 매도세는 2022년 재원 대책 없는 감세안을 냈다가 단명한 리즈 트러스 총리 때 시장 발작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러스 전 총리 땐 1주일 만에 영국 국채 금리가 수협 자유적금 1%포인트나 급등했다. 이번에도 정부의 재정정책을 두고 시장의 우려가 커졌다.
 ◇복지 개혁 후퇴
이날 영국 국채 시장 불안은 스타머 내각의 복지 개혁 후퇴와 관련이 있다. 스타머 내각의 복지 개혁안은 장애인과 장기 질환자에 대한 복지 수당을 대폭 삭감해 예산 50억파운드(약 9조3000억원)를 절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당내 반발이 커지자 스타머 내각은 기존 수급자는 예외로 하고 신규 신청자에게만 복지 수당을 삭감하는 쪽으로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이마저도 전날 하원 ‘2차 독회’에서 찬성 335표 대 반대 260표로 힘겹게 통과됐다. 집권 노동당 의원 49명도 반대표를 던졌다.
이어 이날 의회 ‘총리질의(PMQs)’에서 스타머 총리는 케미 베이드녹 보수당 대표로부터 리브스 장관 거취를 묻는 질문을 받았다. 스타머 총리는 즉답을 피했다. 스타머 총리 뒤에서 답변을 듣고 있던 리브스 장관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시장에서 리브스 장관의 거취가 불투명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채 가격과 파운드화가 급락했다. 이후 스타머 총리는 “그(리브스 장관)는 오랫동안 재무장관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영국의 재정 여건은 상당히 취약한 상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올해 103.9%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년 전보다 두 배 이상 급증했다. 2020년대 초 코로나19 확산 등에 대응하면서 부채 비율이 급등한 뒤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 경제 성장도 주춤하다. 지난해 영국 경제성장률은 1.1%로 비교적 양호했지만 영국은행(BOE)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75%로 보고 있다.
 ◇커지는 복지 지출 부담
반면 인구 고령화로 복지 지출 수요가 증가해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영국의 복지 예산은 작년 3033억파운드(약 562조6124억원)에서 올해 3130억파운드(약 580조6056억원)로 증가한다. 전체 예산의 24% 정도다. 스타머 정부는 출범 후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 엄격한 재정 준칙을 발표했다. 임기 내 경상지출 균형재정을 달성하고 부채비율을 하향 안정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경제성장률 하락과 각종 복지 예산 축소 실패 등으로 재정 준칙 준수가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타머 총리는 지난해 선거 공약으로 “주요 세목에 대한 증세는 없다”고 밝혀 증세도 어렵다. 이런 이유로 시장에선 국채 발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국채 금리가 급등한 것도 이런 전망에서다. 영국 정부는 2025~2026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의 국채 발행 예정액을 약 3040억파운드로 잡았다. 2020~2021회계연도 코로나19 확산 대응 때를 제외하면 역대 최대 수준이다.
글로벌 투자 기업 다이와캐피털마켓의 크리스 시클루나 경제 연구 책임자는 “시장이 영국의 재정 정책 전망을 재평가하면서 국채 금리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모히트 쿠마르 유럽지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시장 반응은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한 영국 정부의 신뢰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