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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마그룹 오너 남매간 갈등이 이번에는 부자간 갈등으로 번졌습니다. 창업주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이 장남 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에게 6년 전 증여했던 지주사 콜마홀딩스의 주식을 다시 내놓으라는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입니다.
윤 회장이 아들에게 소송까지 낸 건 딸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사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입니다. 최근 윤상현 부회장과 윤여원 사장은 콜마그룹 건강기능식품(건기식) 계열사 콜마비앤에이치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윤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의 최대주주인 지주사 콜마홀딩스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윤 사장이 인터넷당일대출 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가 아예 아들에게 지주사 주식을 다시 뱉어내라고 요구한 겁니다.
그간 콜마홀딩스의 콜마비앤에이치는 모두 이번 사태에 대해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고 거듭 선을 그어왔는데요. 결국 윤동한 회장까지 등판해 지분을 두고 다툼을 벌이게 되면서 명백한 경영권 분쟁으로 확대되는 모양새입니다.
코스닥우량경영권 분쟁 아니라더니
현재 콜마그룹은 콜마홀딩스가 한국콜마, 콜마비앤에이치, 콜마글로벌 등의 주요 계열사들을 최대주주로서 거느린 지주사 체제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지주사 콜마홀딩스의 최대주주가 바로 윤상현 부회장입니다.
윤 부회장은 2019년 12월 윤동한 회장에게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주(무상증자로 현재 가출확인서 460만주)를 증여 받으면서 지분율 31.8%를 가진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아들을 지주사 최대주주로 만들어줬다는 건 그룹을 아들에게 물려준 것이나 다름 없었죠.
다만 건기식 계열사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우 조금 상황이 다릅니다. 콜마비앤에이치 역시 최대주주는 지분율 44.6%의 콜마홀딩스입니다. 하지만 콜마비앤에이치를 이끄는 건 윤동한 회장의 리치안위버 딸 윤여원 사장입니다. 회사의 최대주주는 오빠 윤상현 부회장의 콜마홀딩스인데 경영은 동생 윤여원 사장이 맡고 있는 형태입니다.



그래픽=비즈워치


그런데 지난달 윤상현 부회장이 갑자기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 참여를 선언 마이너스통장 최저금리 한 것이 문제의 시발점이 됐습니다. 콜마비앤에이치가 최근 실적 부진에 시달리며 주가까지 크게 하락했다는 이유로 윤 부회장이 직접 경영에 개입하겠다고 나섰는데요. 이를 위해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주총회를 열게 해달라고 지난달 2일 대전지방법원에 소송까지 냈습니다.
지주사가 계열사의 경영에 관여하겠다는 게 잘못된 요구는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콜마비앤에이치 경영은 윤여원 사장 몫으로 나눠져 있죠. 당연히 윤여원 사장 측은 반발했습니다.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게 윤여원 사장 측의 입장이었습니다.
이 시점까지만 해도 두 남매 갈등의 결과는 뻔해보였습니다. 콜마비앤에이치의 최대주주는 콜마홀딩스, 콜마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윤상현 부회장이니 지분이 적은 윤여원 사장이 이기기는 어렵죠. 콜마홀딩스와 콜마비앤에이치 모두 두 남매가 사업을 나눠갖고 공동 경영하는 데 동의하고 있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경영권 분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까지 했었죠.
아버지 등판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건 지난달 15일부터입니다. 이날은 콜마그룹의 창립 35주년 기념식이 있던 날이었습니다. 이렇게 그룹 창립기념 행사가 열리면 '지주사'가 창립기념식에서 회장이 어떤 메시지를 던졌는지를 담은 보도자료를 내는 게 보통입니다. 그런데 창립기념 보도자료를 낸 건 지주사 콜마홀딩스가 아니라 콜마비앤에이치였습니다.
콜마비앤에이치가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윤 회장은 창립기념식에서 "콜마홀딩스, 한국콜마로 대표되는 화장품·제약 부문은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로 대표되는 건강기능식품 부문은 윤여원 대표가 각각 맡기로 한 것은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거친 결과"라며 "지금도 그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윤 회장은 "윤상현 부회장이 저의 가족경영에 대한 철학과 기존에 합의된 경영 승계 구조에 이견을 표한 것"이라면서 "창업주로서 깊은 책임감을 통감하고 있다"고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이견이 갈등처럼 비춰진 점은 유감스럽지만 이번 사안을 미래를 위한 일시적인 조율의 과정으로 본다"며 "창업주로서 직접 나서 그룹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갈 수 있도록 조정하고 중재하는 역할을 다하겠다"고도 했습니다.



그래픽=비즈워치


윤 회장은 딸 윤여원 사장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것으로 이미 알려져 있었습니다. 이런 공식행사에서 직접 그 뜻을 드러냈다는 건 윤 회장의 강력한 개입 의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특히 이 보도자료에는 '두 후계자인 윤상현 부회장과 윤여원 대표에 대해'라는 표현이 들어가있습니다. 콜마비앤에이치, 즉 윤여원 사장 측에서는 콜마그룹 후계자가 윤상현 부회장 하나가 아니라 자신을 포함한 두명이라고 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당연히 지주사 콜마홀딩스는 반발했습니다. 콜마홀딩스는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회장님의 말씀은 경영 부진을 겪고 있는 윤여원 사장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그러나 상장사의 경영 판단은 혈연이 아닌 기업가치와 주주 이익을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게다가 콜마비앤에이치의 보도자료는 지주사 콜마홀딩스와 전혀 협의가 되지 않은 사안이었다고 합니다. 콜마홀딩스 홍보팀은 언론에 "콜마비앤에이치 홍보팀에서 자사와 상관 없는 지주사와 관계사에 대한 보도자료를 내는 등의 적절치 않은 행위에 대해 지주사 홍보로서 송구하다"며 "이번 사안과 같은 관계사의 일방적이고 비상식적인 대응에 단호히 대처하며 엄정하게 관리 체계를 강화해 나가도록 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부담부증여다?
그리고 약 한 달여가 흐른 지난 18일. 윤동한 회장은 창립기념식 당시 했던 "조정하고 중재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말을 실천하듯 아들 윤상현 부회장에게 소송을 냈습니다. 이날은 콜마홀딩스가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총을 열어달라고 낸 소송의 첫 심문기일이었습니다. 아들과 딸의 첫 법정 다툼의 날에 아버지가 또 다른 소송으로 맞불을 놓은 셈입니다.
윤동한 회장 측은 "경영 질서 파괴를 바로잡겠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배포했습니다. 이 입장문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3자간 경영 합의'입니다.
윤 회장은 2018년 9월 윤상현 부회장, 윤여원 사장와 함께 콜마비앤에이치의 향후 지배구조와 관련된 3자간 경영 합의를 했다고 주장합니다. 이 합의에는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홀딩스의 주주이자 경영자로서 윤여원 사장이 콜마비앤에이치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사업경영권을 적절히 행사할 수 있도록 적법한 범위 내에서 지원 혹은 협조하거나, 콜마홀딩스로 하여금 지원 또는 협조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게 윤 회장 측 주장입니다.



그래픽=비즈워치


2019년 12월 윤 회장이 윤 부회장에게 콜마홀딩스 지분을 증여한 것도 이 합의를 전제조건으로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윤 부회장이 이 합의를 무시하고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에 개입하겠다고 나섰으니 콜마홀딩스 주식을 되돌려 받겠다는 게 윤 회장의 입장입니다.
윤 회장의 법률대리인은 "본 소송은 윤상현 부회장이 최대 주주로서 권한을 남용해 합의된 승계구조의 일방적 변경 시도에 따른 조치"라며 "윤 회장이 이러한 행태를 알았다면 해당 주식을 증여하지 않았을 것이며 대상 주식은 즉시 반환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콜마홀딩스의 입장은 어떨까요. 3자간 경영합의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주식 증여는 이 합의와 전혀 무관하다는 겁니다. 2019년 증여는 조건을 전제로 한 부담부증여 계약이 아니었기 때문에 경영 합의와 증여 계약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게다가 윤동한 회장의 주장과 달리 "윤여원 대표가 콜마비앤에이치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사업경영권을 적절히 행사할 수 있도록 지원" 등의 문구가 전혀 없다고 하네요.
콜마홀딩스가 이 같은 팩트 확인 자료를 내놓자 윤 회장 측은 여기에 반박하는 또 다른 '팩트시트'를 내놨습니다. 윤 회장 측은 그의 주식 증여가 전제를 조건으로 한 부담부증여가 맞다고 재차 주장했고요. 합의서 맥락을 보면 '(윤여원 사장)의 독립적 경영권 행사 지원'의 내용과 취지가 맞다고도 강조했습니다.
결국 관건은 윤 회장의 증여가 경영 합의를 전제로 한 부담부증여였는지 아니면 단순 증여였는지 여부입니다. 재판에서 이 부분을 두고 치열한 다툼이 예상됩니다. 만약 윤동한 회장이 주식반환청구 소송에서 승소해 460만주(무상증여 이후 기준)를 돌려받는다면 윤상현 부회장은 콜마홀딩스의 최대주주 지위도 아버지에게 반납해야 합니다. 윤여원 사장은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권을 보장받을 수 있겠죠.
윤동한 회장의 참전으로 콜마그룹 오너일가 분쟁은 점점 더 해결하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오너가의 경영권 다툼 탓에 기업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된 기업이 수없이 많습니다. 콜마그룹을 위해 오너가의 다툼이 원만하게 종결되기를 바랍니다.
정혜인 (hi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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