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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 8계에는 매력적인 물건이 등장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양재 우성아파트 전용 85㎡가 매물로 나왔다. 감정 가격은 16억2000만원으로 요즘 시세와 큰 차이 없다. 이 단지 전용 85㎡는 올해 6월 16억9500만원, 1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후 매물이 많진 않지만 전용 73㎡는 20억원대 초반, 전용 85㎡는 20억원대 중후반에 호가가 형성됐다.

해당 물건에 경매 업계 관심이 쏠린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전국적으로 학자금대출 2금융 유명한 단지는 아니지만 강남에서 재건축 알짜 단지로 꼽히는 양재 우성이 경매로 나왔다는 점이다. 양재 우성은 서초IC에서 남쪽으로 조금만 가면 바로 왼쪽에 위치했다. 북쪽에는 말죽거리공원, 남쪽으로는 양재천이 흘러 자연환경이 좋다. 역세권 단지는 아니지만 도보 20분 거리에 지하철 3호선과 신분당선 환승역인 양재역을 이용할 수 있다. 양재초를 품고 있는 초 부동산중개 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단지다.
재건축 사업성을 가늠하는 척도인 대지지분 또한 괜찮다. 용적률은 198%로 높지만 가구당 대지지분은 대략 45~50㎡로 충분히 재건축이 가능하다. 여러 요인으로 예전부터 양재 우성은 ‘강남에서 저평가된 재건축 단지’로 분류됐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바로 대출 규제 시행 직후 진행 직장인입니다 된 경매였다는 점이다. 지난 6월 27일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따라 경매 낙찰자가 잔금 마련을 위한 경락잔금대출을 받을 때도 같은 규제가 적용된다.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주택을 낙찰받으면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된다. 아울러 6개월 이내 해당 주택에 전입해야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경매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인 고가 신한은행 대출상환 아파트라도 실거주 의무를 피할 수 있는 통로로 여겨져 투자 수요가 몰렸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사실상 예외가 사라졌다. 즉, 이번 경매는 대출 규제 직후 시장 반응을 직접 살펴볼 수 있는 하나의 가늠자였다.
해당 매물은 총 14명이 응찰한 끝에 감정가 약 130% 수준인 20억9999만원에 낙찰됐다. 차순위 역시 19억원을 썼을 만큼 인기 한국농협대학 를 끌었다. 물론 규제 시행 직후 바로 진행된 경매란 점에서 온전히 대출 규제 영향을 받은 사례라고 보기 어려운 부분은 있다. 하지만 10명 넘는 응찰자 수는 뜻밖의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고가 아파트의 경우 수요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좋은 매물도 응찰자 수가 많지 않다.
대출 규제 영향이 크지만 현금 비중이 높은 고가 아파트의 경우 아직은 영향을 덜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 반대 사례도 있다. 지난 7월 1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는 용산구 이촌동 강촌아파트 전용 84㎡ 물건이 경매로 나왔지만 응찰자가 단 한 명도 없어 유찰됐다. 감정가는 17억9200만원. 다만 해당 물건은 전용 84㎡ 전체가 아니라 일부 지분(약 68㎡)만 매각 대상이었다. 지분 경매는 다른 공유자와 협의와 명도 소송 등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다.
통상 단독 소유권 경매보다 수요가 적다. 다만 이를 감안해도 같은 단지, 같은 전용면적 매물이 불과 한 달 전에 경매로 나왔는데 감정가 대비 120%가 넘는 가격에 낙찰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이번 경매에 응찰자가 없었던 이유는 지분 리스크와 대출 규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두 가지 상반된 사례는 가계부채 대책 발표 직후 나타나고 있는 부동산 경매 시장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대출 규제 영향으로 전반적인 부동산 경매 수요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양재 우성아파트 사례처럼 2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의 경우 대출 의존도가 높지 않다. 현금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는 수요자 입장에서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오히려 내집마련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매 시장도 대출 규제 여파 본격화
입찰자 숫자 예전 대비 큰 폭 감소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정부가 지난 6월 27일 발표한 ‘주담대 한도 6억원 제한’ 규제가 경매 낙찰자에 대한 경락잔금대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유권해석 결론을 내렸다.
그동안 강남 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와 용산 등 고가 아파트 단지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매매 시 실거주 의무가 부과됐다. 하지만 경매는 토지거래허가제가 적용되지 않아 실거주 의무 없이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있었다. 이외에도 자금 조달 내역 제출 면제 등 여러 이점 때문에 경매 시장에는 많은 투자 수요가 몰렸다. 일부 낙찰가는 시세를 웃돌 정도로 과열 양상을 보였다.
시장조사 업체 지지옥션이 발표한 ‘6월 경매 동향 보고서’를 살펴보면 서울 아파트 6월 낙찰가율은 98.5%로 나타났다. 2022년 7월 이후 약 3년 만에 최고치다. 낙찰률(매각 건수 대비 낙찰 건수)은 46.5%로 전달보다 1.3%포인트 올랐다. 전체 낙찰 건수 106건 중 1회 차에 낙찰된 건은 33건(31%)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6월 경매로 나온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전용 106㎡는 감정가 31억5000만원보다 10억6533만원 높은 42억1533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33.8%다.
서초구 잠원동 동아아파트 전용 60㎡는 감정가 24억원 대비 30% 이상 높은 가격인 32억5000만원에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여러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상반기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은 그야말로 뜨거웠다. 하지만 6·27 대책과 함께 경매 시장 열기는 급격히 식고 있다. 당장 응찰자 숫자가 대폭 감소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대출 규제 직전 일주일(5영업일, 6월 23~27일) 동안 서울 아파트 경매 물건은 총 40건 나왔다. 입찰에 참여한 사람은 227명으로 1건당 평균 6명(5.7명)이다. 규제 직후 일주일(6월 30일~7월 4일) 동안 서울 아파트 경매 매물은 총 55건, 입찰자는 181명이다. 응찰자 수는 1건당 3.3명으로 규제 전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경매 물건이 유찰되는 경우도 늘었다. 대법원 경매 정보에 따르면 7월 7일 서울 아파트 경매 물건은 총 13건. 이 중 8건이 유찰됐다. 6·27 대출 규제 직전인 6월 24일에는 서울 아파트 17건이 경매로 나와 모두 낙찰됐던 것과 대조적인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 3구와 용산구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인기 아파트는 실거주 의무가 없다 보니 경매 시장에서 응찰자가 몰리고 고가 낙찰이 줄을 이었다”며 “가계대출 규제 후 투자자 경매 수요가 위축되면서 실거주자 위주로 응찰하고 있어 응찰자 수는 앞으로 더욱 감소할 것”이라고 말한다.
향후 전망은 어떻게
현금 부자는 오히려 기회?
상당수 전문가들은 하반기부터 경매 시장에서는 낙찰가 하락과 함께 유찰되는 매물이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경매 시장 역시 금액에 따라 대출 규제 영향이 다를 것이란 분석은 다소 흥미롭다.
부동산 경매 시장에 나오는 서울 아파트 중 상당수는 9억~15억원대 매각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지난 6월 서울 전체 아파트 경매 낙찰 106건 중 매각가가 9억원을 초과한 물건은 50건, 14억원 초과 물건은 26건이다.
낙찰 가격 기준으로 살펴보면 약 12억~20억원에 해당되는 매물은 대출 규제 영향을 크게 받을 전망이다. 가령 18억원에 낙찰받았다고 가정할 경우 예전에는 경우에 따라 약 10억원 가까이 대출로 자금 조달이 가능했다. 지금은 어떤 상황에서든 최대 6억원이다. 최소 4억~5억원 자금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수요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반면 20억~3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는 예전부터 경락잔금대출 의존도가 높지 않았다. 자금이 넉넉한 일부 수요자들은 오히려 경쟁이 덜한 상태에서 좋은 매물을 값싸게 매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결국 좋은 물건은 현금 부자가 몰리고 그렇지 않은 경우 응찰자를 아예 찾아볼 수 없는 ‘경매 초양극화’ 현상이 하반기부터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20억원 넘는 고가 아파트의 경우 원래 현금 비중이 높아 규제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하겠지만 15억원대 전후 아파트는 수요가 크게 감소할 것이다. 지금은 규제 시행 직후 관망하는 단계로 8~9월부터 경매 시장에도 대출 규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강승태 감정평가사]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18호 (2025.07.16~07.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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