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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법인세율 인상, 증권거래세율 인상, 주식 양도소득세 기반 확대 등 3종 증세 카드를 꺼낸 것은 2023년 이후 3년 연속 세수 결손 가능성에 따른 세입 기반 확충 필요성과 윤석열 정부의 감세 효과가 미미했다는 여당 일각의 여론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당초 이재명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시절인 지난 4월 대선 경선 TV 토론회에서 “지금은 경제 상황이 너무 어려워서 정부 부담을 민간에 떠넘기는 증세 추진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3000만원 대출이자 도 법인세 증세는 없었다. 앞서 문재인 정부의 ‘부자·재벌 증세’ 프레임과 거리를 뒀던 것이다.
하지만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후보자 시절인 지난달 15일 인사청문회 질의 서면 답변에서 “지난 정부에서 경기 둔화와 법인세율 인하로 세입 기반이 약화한 측면이 있다”고 밝히며 증세에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이후 윤석열 정부 시절 학원강사경력 완화된 법인세율, 증권거래세율,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등을 다시 강화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주요국 세 부담 낮추는데 역주행하는 한국
법인세율 인상은 주요국의 인하 흐름과 반대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독일은 15%의 법인세율을 2028년부터 매년 1%포인트씩 낮춰 2032년까지 10%로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반환 계획을 세우고 있다. 통상 전쟁을 벌이는 미국은 21%인 법인세율 자체를 낮추진 않지만, 수출 기업을 대상으로 공제 확대 등으로 유효 세율을 14% 수준까지 낮추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이미 법인세율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을 웃도는데도 더 올리겠다는 것이다. 한국의 법인세 최고 세율은 2023년 기준 26.4%(지방세 내집마련대출이자 10% 포함)로 OECD 38국 평균(23.6%)보다 2.8%포인트 높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 세수 비율을 뜻하는 ‘법인세 부담률’은 2022년 기준 한국이 5.4%로 OECD 38국 중 노르웨이(18.4%)·호주(6.4%)·칠레(5.6%)에 이어 4위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세수가 주는 이유에는 법인세율 말고도 노사 무담보 관계와 투자 환경, 경제 여건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는데 세율만 올리는 것은 문제”라며 “기업 투자를 늘릴 수 있는 세금 이외의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증권거래세·주식 양도세도 강화
이번 세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경우 내년부터 5년간 연평균 세 부담은 8조2000억원 늘어난다. 이는 ‘부자 증세’ 기조로 법인세율 등을 올렸던 문재인 정부 첫 세법 개정안의 세 부담 증가 폭(5조5000억원)의 1.5배 수준이다. 이번 세법 개정안으로 인한 세 부담 증가분의 56.1%인 4조6000억원이 법인세율 인상에 따른 것이다. 28%인 2조3000억원은 증권거래세율 인상에 따른 추가 세 부담이다.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현재 0.15%인 증권거래세율은 내년부터 0.2%로 33% 오른다. 문재인 정부는 주식·채권·펀드 등 금융 투자 소득에 따로 세금(금융투자소득세)을 물리고 증권거래세는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윤석열 정부는 금투세 도입을 백지화하고 증권거래세만 인하했다. 금투세가 백지화됐으니 증권거래세를 다시 올리겠다는 것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코스피 5000′ 공약을 내걸며 자본시장 활성화를 주장해온 이재명 정부 기조와 거꾸로 가는 정책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증권거래세는 수익이 나든 안 나든 모든 거래에 부과되기 때문에 이를 올리면 소액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셀 것이라는 이야기다.
주식 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 기준도 현재 ‘종목당 50억원 이상 보유’에서 종전 수준인 ‘종목당 10억원 이상 보유’로 되돌리기로 했다. 지분율 기준(코스피 1% 이상, 코스닥 2% 이상, 코넥스 4% 이상)도 부활시켰다. 보유액이 10억원 미만이라도 코스닥 기준 지분율이 2% 이상이면 양도세를 물리기로 했다.
주식 양도세를 내는 대주주가 늘어나면 과세 기준이 되는 연말 직전에 대주주들이 세금을 피하려 보유 주식을 팔아 치워 소액 투자자들이 손실 보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