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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이 국내 은행권 최초로 금 실물의 처분·보관·운용을 한꺼번에 맡기는 신탁 시장을 열었다. 사진은 지난 2월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골드바를 정돈하고 있는 모습.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하나은행이 내달 '하나골드신탁(운용)' 상품을 선보인다. 하나은행은 국내 은행권 최초로 금 실물의 처분·보관·운용을 한꺼번에 맡기는 신탁 시장을 열었다. 트로이온스당 3300달러를 넘긴 국제 금값과 상 당일여성대출 반기 37.3t(톤)으로 사상 최대를 찍은 KRX 금시장 거래량이 맞물리면서 은행권이 '황금' 수수료로 새 먹거리를 찾는 모양새다.

하나은행이 선보인 '하나골드신탁'은 고객이 보유한 골드바나 주얼리를 지점 창구에서 맡기면 감정·보관·매각·재매입·운용까지 한꺼번에 처리해 주는 국내 첫 금 실물 신탁이다. 지난 6월 한국금 환승론이란 거래소디지털에셋과 협약을 체결한 뒤 내놓은 이 서비스는 출시 직후 서울 서초금융센터와 영업 1부 점포에서만 하루 30건이 넘는 상담이 몰리며 관심을 입증했다. 하나은행은 시범 운영을 거쳐 전 영업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올해 들어 사상 최고치를 세 번이나 갈아치우며 30% 이상 뛰었다. 온스당 3300~3400달러선에 개인회생전세보증금 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시장의 올해 상반기 거래량은 37.3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배를 넘어섰다.
여기에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진 데다 '달러 패권' 변동성이 부각되면서 금테크 열풍이 거세지자 예대마진 둔화에 직면한 은행권이 '황금' 수수료로 비이자 수익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장롱 가중평균차입이자율 속 금'을 금융권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는 1997년 외환위기 때 351만명이 자발적으로 금 227톤을 모아 국가 위기를 극복했던 '금 모으기 운동'의 연장선에 있다.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는 국내 개인 순금 보유량을 약 800톤으로 추정한다. 최근 리서치 전문기업인 엠브레인의 설문에서도 "금은 언젠가 이득을 줄 것"이라는 응답이 74.3 %에 달했다.
혼합상환하나골드신탁은 3.75g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고 수수료는 금 3.75g(1돈)~37.5g(10돈)까지 1만원, 37.5g 초과~100g 2만원, 100g 초과부터 4만원이다. 고객은 감정가를 모바일 웹으로 확인한 뒤 즉시 매각하거나 은행 금고에 예치할 수 있다. 오는 8월 출시될 '하나골드신탁(운용)'에선 금을 매각해 채권·펀드 등에 투자한 뒤 만기에 금 실물과 운용수익을 함께 돌려받는 구조가 적용된다.
하나은행 신탁부 관계자는 "금융권 최초로 도입한 '금 실물 신탁' 상품을 통해 손님 경험 차별화는 물론 금 실물의 선순환 구조를 유도함으로써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실물자산과 금융을 연결해 시장을 혁신할 수 있는 맞춤형 신탁상품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은행권에는 KRX 금 현물에 투자하는 신탁들이 자리 잡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17년 'KB골드바신탁'을 내놓아 1g 단위 매수와 1kg 골드바 인출을 지원했고, 기업은행 'IBK골드모아신탁', 우리은행 '특정금전신탁 KRX골드'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이들 상품은 예탁금을 금 현물에 투자하는 형태여서 실물 인출이 제한적인 반면, 하나은행의 새 모델은 고객이 보유한 금을 직접 수탁·운용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은행권에는 KRX 금 현물에 투자하는 신탁들이 자리 잡고 있다. /더팩트 DB



기준금리가 하향 기조와 가계부채 총량관리로 대출 성장에 한계가 드러나면서 비이자 수익 다각화는 시급해졌다. 그러나 비이자이익 규모는 여전히 작고 변동성이 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 비이자이익은 6조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만, 금융권에선 금값이 고점 논쟁 속에 급락할 경우 수탁고·운용수익이 동반 위축될 수 있다는 점, 실물 보관 과정의 분실·도난 책임 소재, 신탁상품 소비자보호 가이드라인·고액현금거래보고(CTR)·자금세탁방지(AML) 의무 등 규제 부담을 향후 변수로 꼽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안전자산 선호와 달러 가치 변동으로 금 시장이 커지는 만큼 금 신탁도 유망하지만, 단기 급등 변동성이 커 헤지 수단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 실물을 '잠자는 자산'에서 '운용 자산'으로 전환하려는 하나은행의 실험이 향후 예금과 대출 중심이던 은행 수익 구조를 바꿀 새 축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고, 이후 다소 보합세에 있다. 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 달러 약세 전망 등으로 금 투자 수요는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지며 금 보유 방식(국내 현물 또는 국제 현물 재간접 투자) 및 수수료 등에 따라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고 소비자들의 선택폭도 넓어지고 있다. 이에 향후 금 신탁 시장은 금 현물이 자산배분 관점에서 주요한 투자자산으로 인식되며 비중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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