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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짙은 못 따라 잔 가 는[편집자주] 영국은 기후정책의 선도적 실험장이 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일시적으로 90%를 넘기는 등 전력망 운영부터 산업정책, 외교 전략까지 기후대응이 정책 전반을 관통하고 있다. 전력망 개편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포함해 사회 각 분야에서 에너지 전환의 일상화가 진행 중이다. 영국의 기후 전환을 현지에서 살펴본다.



매튜 제임스 웹 전 영국정부 에너지안보·넷제로부 국제기후변화국 부국장이 6월 2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 뉴스1 황덕현 기자


(런던=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급진적인 에너지 전환이 요구되는 시기, 조직을 근본적으로 대전소상공인지원센터 재설계해야 한다."
매튜 제임스 웹 전 영국정부 에너지안보·탄소중립(넷제로)부 국제기후변화국 부국장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국제 기후 싱크탱크 E3G 본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에너지·기후 기능을 기존 부처에 얹는 방식보다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부처 설립이 훨씬 효과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웹 전 부국장 대학행정실 은 영국 정부가 2008년 산업부와 환경부 일부를 통합해 에너지기후변화부(DECC)를 신설했을 당시 고위급으로 주요 정책 설계 및 실행을 맡았다. 이후 에너지안보·넷제로부(DESNZ) 등에서 국제 기후 전략을 주도했다. 현재는 E3G에서 탈석탄 부국장으로 활동 중이다. 웹 부국장과 질답은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새로운 행정 개편 논의와 관련해 이뤄졌다.
여성직장인 이재명 정부는 기후에너지부 신설 등을 추진 중으로,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제2차관 산하 에너지 정책실과 환경부의 기후탄소정책실을 통합해 기후에너지 전담 부처를 새롭게 신설하는 방안, 또는 한쪽 부처로 이관·흡수하는 형태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물밑에서는 산하기관 분배와 예산 편성 권한, 정책 복전철 우선순위를 둘러싼 부처 간 이해관계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웹 부국장은 "영국정부는 2008년 기후변화법 제정 후 산업부와 환경부에서 각각 떼어낸 기능을 합쳐 '에너지기후변화부'라는 독립 부처를 만들었고, 해당 부처가 2년 만에 향후 15년간의 에너지 전환 정책의 기초를 설계했다"며 "기득권 구조 바깥에서 정책을 새로 짤 수 있는 환경이 초밥 조성돼야 혁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영국과 한국은 에너지 민영화 상황과 기후 정책 등에서 차이가 있다.
한국은 공기업 중심의 독점 구조에서 민간 참여를 확대해야 하는 상황인 반면, 영국은 1980년대 마거릿 대처 정부 시기 에너지 산업을 민영화한 뒤, 최근에는 정부가 재생에너지 시장 개입을 확대하고 있다. 영국은 최근 국영 전력회사 설립 법안을 통과, 'GB에너지'라는 국영 청정에너지 기업 첫발을 뗐다.
이에 대해 웹 부국장은 "공기업이냐 민간이냐보다 중요한 건 정책의 명확성과 시장의 예측 가능성"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기후변화 대응에는 고정된 탄소 배출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은 시장에 대한 적극적 개입이 불가피하다"며 "투자자에게 신호를 주는 규제 환경이 갖춰지면 기업은 국영이든 민간이든 따라오게 돼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영국은 석탄 발전에 대해 배출 성능 기준을 도입하고, 재생에너지에는 차액계약제(CfD), 원자력에는 국가보증 모델을 적용해 정책 확실성을 높여왔다"며 "한국도 한국전력(한전)이라는 국영 전력회사가 존재하지만, 에너지 전환의 걸림돌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 이룸센터 내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6.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기후·에너지 조직 개편과 관련한 한국의 내부 이해관계에 대해선 "기존 부처나 산업계의 기득권을 의식한다면, 오히려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새로운 부처 설계가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의 기후대응도 기존 산업부와 환경부에서 벗어난 공간에서 정책을 구상한 뒤, 이후 다시 산업부와 통합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많았다"고 했다.
올해는 각국이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제출해야 한다. 기후위기 속 전환이 요구되는 시기에 한국의 역할도 언급했다. 웹 부국장은 "재생에너지 3배 확대, 에너지효율 2배 개선, 석탄 감축 로드맵을 담은 기후 계획을 제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OP28에서 국제사회가 합의한 핵심 과제로, 한국도 향후 NDC 제출 시 구체적 이행 전략을 명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3G가 최근 실시한 글로벌 기업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응답 기업의 97%가 재생에너지 전환을 지지했고, 78%는 향후 10년 이내에 이를 달성해야 한다고 답했다. 웹 부국장은 "“응답 기업의 3분의 2는 가스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며 "정책이 늦어지면 생산기지를 다른 나라로 이전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앞서 기후에너지 연구단체 등이 제시한 분석과도 궤를 같이한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기후솔루션(SFOC)은 앞서 용인 반도체 산업 클러스터 내 LNG 발전소 6기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할 경우 전기요금을 최대 30조 원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한 바 있다.
산업계의 요구와 이에 대한 분석은 웹 부국장의 조언과도 궤를 같이한다. 그는 "민간과 공기업을 떠나, 정부가 정책의 명확성과 예측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제시할 때 투자자와 기업은 실제로 반응한다"고 강조했다.
웹 부국장은 정부가 기후에너지부를 통한 구조 개편과 함께 재생에너지 전환 계획을 명확히 수립할 경우, 삼성전자 등 주요 산업시설 역시 LNG 대신 친환경 전력 사용에 적극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기자협회와 기후에너지 싱크탱크 넥스트의 '해상 풍력발전 프로그램' 지원을 받았습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