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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나이를 먹으면서 어린아이처럼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꼭 동화를 쓰겠다고 마음먹었지요.”

최근 동화책 ‘수업이 끝나면 미래로 갈 거야’를 펴낸 김홍신(78) 작가는 1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아무래도 때 묻고 생각도 많아지는데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고 실수를 해도 덜 부끄럽고 주변과 어울릴 때도 조금 어리숙한 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신간은 1976년 시흥보금자리주택 등단한 김 작가가 펴낸 140번째 책이자 인생 첫 장편 동화다. 10년 전부터 스스로 동화책을 쓰자는 약속을 했다는 그는 “아직 만년필로 원고를 쓰다 보니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면서 “그동안 간간이 그림책이나 청소년 소설을 발표했다”고 근황을 소개했다.
책은 주인공 현수를 통해 다양한 친구와 소통하는 즐거움, 원망과 분노를 다스리는 영세민전세자금대출조건 지혜를 전하고 있다. ‘현수’는 김 작가의 아명이다. 작품 속 배경 역시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충남 논산의 전통 사찰 관촉사와 고아원, 초등학교가 등장한다.
“옛날에는 손이 귀한 집안의 남자아이는 귀신이 잡아간다고 해서 어머니가 나를 광주리에 넣어서 키웠다고 합니다. 현수라는 이름은 몇 대 위 할아버지의 존함이에요. 귀신이 오더라도 이 윈도우7농협인터넷뱅킹 미 죽은 사람이라고 믿게끔 이름을 지었다고 해요. 국민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현수로 살다가 중학교 때부터 호적상 이름인 ‘홍신’을 썼습니다. 또 족보에는 돌림자를 써서 ‘성태’로 올라 있으니 제 이름은 3개인 셈이죠.”



‘수업이 끝나면 미래로 갈 거야’ 표지.
본인명의 휴대폰


특히 어린 시절 장애를 가진 친구를 놀렸다가 어머니가 자신의 종아리를 회초리로 때리라고 했던 사연 등 김 작가의 소싯적 경험을 책 곳곳에 녹여냈다. 그는 “어머니에 대한 기억으로 일부러 장애인이 주인공인 책을 썼다”면서 “회초리로 제 몸을 때리라고 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아직도 뇌리에 생생히 카드 리볼빙 박혀 있다”고 회고했다. 이어 “성장하면서 부모의 교육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됐고, 후손들에게도 물려주고 싶었다”며 “책을 큰 손자에게 선물했는데 ‘잘 읽었습니다’는 답이 돌아와 정말 쓰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가톨릭 신자인 김 작가는 이번 작품을 사실상 ‘참회’의 결과물이라고 소개했다. 560만 부 이상 팔린 국내 최초의 베스트셀러 장편소설 ‘인간시장’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젊은 시절에 대한 반성이라는 것이다. 그는 스스로를 ‘세속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작가’로 규정하며 “소설가·정치인·방송인·대학교수·시민운동가로 잘난 체하며 살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좋은 소설가이자 동화 작가로 남고 싶다”면서 “다음 세대에게는 베스트셀러 소설가보다 동화 작가로 기억되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김홍신 작가가 18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1976년 현대문학 소설 ‘본전댁’으로 등단한 그는 내년이면 작가 생활 50주년을 맞는다. 이를 기념해 독자들에게 새로운 책을 선물하겠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김 작가는 “내년은 개인적으로 특별한 해”라며 “등단 50주년뿐 아니라 집필 활동을 지원하는 홍상문화재단이 10주년을 맞고 호적상 나이로 팔순을 맞는다”고 전했다. 이어 “이를 한꺼번에 기념해 내년 9월에 김홍신문학관에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내년 행사에 오시는 분들에게 새로운 책을 3~4권은 선물해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작가는 올해 말 시집을 시작으로 내년에 창작집과 장편소설·동화책을 연달아 내놓을 예정이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평생 150권의 책을 쓰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인생작인 ‘인간시장’의 후속편을 집필할 계획을 묻자 김 작가는 “당분간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치를 중심으로 ‘인간시장2’에 관한 시놉시스는 이미 3권 분량이 만들어져 있다”면서 “정치를 그만두자마자 바로 썼어야 했는데, 대하역사소설 ‘대발해’를 쓰면서 그만 시기를 놓쳐버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할 때는 나만 옳은 줄 알았는데, 세월이 흘러 보니 그게 아니었다”며 “그 사람이 틀린 게 아니라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나니 쓰기가 더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김 작가는 거실·서재·화장실 등 집 곳곳에 써 붙인 ‘사랑과 용서로 짠 그물에는 바람도 걸린다’라는 글귀를 소개하며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강연할 때마다 ‘잘 놀다 가지 않는 인생은 불법’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거창한 게 아니라 오늘 하루 건강하게 책 읽고, 글 쓰고, 맛있게 밥 먹고, 주변에 감사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하루하루 너무 안달하며 사는 것 같아요. 이 모든 게 상대방과의 비교 때문인데,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것에 만족하고 하루하루를 즐기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질병에서도 벗어나고 건강한 삶을 살지 않겠습니까.”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